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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스테이 후기


상처입은 조개만이 진주를 품는다

조회 663

엠바 2010-09-14 23:52

장기체류자 엠바입니다

자운 수행법을 만난지 어느덧 6개월, 지독한 관념과 나약함으로 힘겹게 끈을 이어온 터라

다른 도반님들에 비해 내면의 치유가 좀 더디었던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번 수행모임에 많이 힘든것을 좀 견뎠더니 관념이 한꺼풀 벗겨진듯.. 이제 좀 여유가 생겨서 후기를 올려요

 

저는 21살의 어린 나이입니다

 

그렇지만 모두 얘기하자면 너무 길 정도로 또래 친구들에 비해 굴곡이 많은 삶을 살았던 것 같습니다

 

어렸을때부터 삶에 대한 의문과 호기심을 가지고 있던 저는

언젠가는 모든 답을 알게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살았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모든것이 신비롭고 아름답고 신나 보였고 모든 궁금증은 즐거움이었습니다.

어쩌면 지나치리만큼 감수성이 예민하고 섬세한 면이 있어 자신의 한계와 사회적 틀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던 청소년기부터는

오히려 세상의 부조리와 어른들의 부족함에 더 분노하고 가슴이 아파 다른 친구들 보다 쉽게 관념에 휘둘리는 삶을 살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뜩이나 나약한 기질을 지닌데 더해

아직 보호가 필요한 어린 나이에 부모님도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 부족한 인간이란것을 알아버렸습니다

어머니 아버지를 사랑했지만 마음을 다해 존경하거나 믿을 수는 없었습니다. 

.

그래서 부모님에 대한 분노와 슬픔은 점점 심해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허망하고 의미 없어 보이는 세상을 원망하고 비관하며 더이상 상처입기 싫어 마음을 닫아버렸습니다

지독한 흉터만이 남은 듯한 내 삶이 너무 부끄러워서 끝 없이 좌절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수행모임이 끝나고 다시 한번 저를 되돌아보니 제가 걸어온 가시밭길 같은 삶과 발바닥에 상처가 없었더라면

나는 지금 그와 같은 상처를 지닌 사람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할 수 도 있었을 것이라는 마음이 진심으로 들었습니다

 

그동안 머리로는 이해해도 마음에는 원망이 남아있었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습니다

 

외롭고 부끄럽고 상처받은 나를 용서하고 부모님을 용서하고 세상을 용서했습니다

나를 끌어안고 울어내고 위로해 주고 보니 이번에는 마음이 좀 더 깊이 열린것이 느껴졌습니다

 

한 결 마음이 편해진 것은 물론이고

지난날의 나를 진심으로 불쌍하게 생각함과 동시에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을 세상의 어린 친구들 모두가 불쌍했습니다

 

나의 혹독했던 예전을 돌아보아 세상에서 손가락질 받을 지 모르는 친구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원망과 분노에 휩싸여 방향을 놓치고 길 잃은 체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는지도 모르는 아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부모님과 세상을 원망하고 엇나간다고 나쁘게 볼 수 있지만 저는 알 수 있습니다

제가 다시는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는 것 처럼 그 애들 본인도 실은 누구보다 괴로워 하고 있을 것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상처많고 여린 아이들입니다.

 

제가 어서 지난날의 상처에서 완전히 회복되서 꼭 안아주고 싶습니다

내가 아팠던 자리에  다른 사람의 아픔을 꼭 품고 도와주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상처받고 방황하고 있을 어린 친구들 모두가 어서 마음을 다잡고 너무 오랫동안 방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랬습니다

 

이런 사람이 수행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수행후기를 올리라는 헤라님 말씀을 어쩌면 이제서야 실행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앞날의 무한한 잠재력을 품은 청소년과 어린 친구들이 꼭 이 수행을 무엇보다 우선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아픈 아이들은 어서 나았으면 좋겠고, 삶의 참 의미를 갈구하는 친구들은 꼭 자신에게 꼭 맞는 멋진 삶을 살게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 진심으로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깨닫지 않은 이상 부모님도 관념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을것입니다

그리고 그 많은 괴로움을 지니고도

저를 온 마음으로 사랑하고 아껴주시고 이렇게 잘 키워주시느라, 정말 많이 힘드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정말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모든 고통보다  사실은 저에 대한 사랑만큼이 변하지 않고 항상 우선이셨다는것에 너무나 감사하고 존경스럽습니다.

 

언제나 속 썩이는 딸이었지만 이제는 부모님을 존경하고 제 자신의 삶 또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멋진 사람이 되겠습니다

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여러분 모두를 사랑합니다

모두 수행의 끈을 잡고 끝까지 함께 화이팅 입니다!!

 

 

ps/ 첫 수행모임 이후 헤라님과 상담할때 제가 무척 흥분하며 "이제 운동화끈 묶었다"며 각오를 다잡던 때가 생각납니다

    그동안 엎어지고 자빠지느라 다시 운동화끈  묶고 갑니다.

앞으로도 관념이 많이 출렁거리며 괴롭히겠지만 힘들땐 걸어서라도, 호흡을 고르면서라도 끝까지 가보겠습니다

용맹정진!!!